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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깎는 노력으로 클라우드 완전 전환… `100년 기업` 만들어야죠"

  •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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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보도자료 
본문기사사이트 주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9/0002713671?sid=001 

컨설팅·프레임워크 사업으로 초석 다져
창업 10주년 클라우드솔루션 주력 선언
대대적 개편후 7년간 개발에 집중 투자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 고객 다수 확보
DaaS·SaaS 확장 잰걸음… IPO 계획도


 

<전형철 크로센트 대표 D파이오니어 인터뷰>

전형철 크로센트 대표

"SaaS(클라우드 기반 SW서비스)는 IT의 유통혁명이자 국내 SI(시스템통합)·SW 산업이 갈 수밖에 없는 길이다. 지난 7년간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이제 본격적인 비상을 하려 한다."

전형철 크로센트 대표는 "비즈니스모델을 완전히 바꾼 지난 7년은 뼈를 깎는 시기였다. 안정적인 사업들을 접고 클라우드 중심으로 180도 전환했다"고 말했다.

2005년 창업 후 메인프레임의 오픈시스템 전환을 뒷받침하는 전문가 조직으로 성장한 크로센트는 창업 10년을 맞아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전통 데이터센터에 IT시스템을 두고 운영해온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옮겨갈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PaaS(플랫폼 서비스) 영역을 파고들었다.

전 대표는 "주요 IT 패러다임 전환기마다 고객을 미래로 연결하는 빠르고 안전한 다리 역할을 하겠다"면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기술로 100년 이상 가는 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창업 10년,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다=전 대표는 안정적인 기술 전문가 집단으로 자리 잡은 크로센트를 창업 10년 만에 제로에서 다시 세우는 실험을 했다.

그는 "용역 방식의 컨설팅과 프레임워크 사업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았지만 한계가 보였다. 변화가 불가피했다. 2015년, '향후 10년간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용역과 솔루션 사업의 차이를 농사에 비유했다.

그는 "1000평 땅에 깨알같이 곡식을 심어서 내실 있게 키우는 A라는 농부가 있다면, 만평 규모 황무지에 씨를 뿌리는 B라는 농부도 있을 수 있다. 두 회사는 시각이 다르다. 농부 A는 확장성이 떨어지지만 단위면적당 결실이 많은 반면, B는 단위면적당 결실이 적지만 지향하는 영토의 넓이나 확장성이 크다"면서 "우리는 클라우드라는 더 큰 영토를 지향하는 B 같은 기업이다. 지난 7년간 모든 것을 쏟아부어 변화해 왔다"고 밝혔다.

변화는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동반했다. 솔루션 개발에 투자하느라 경영실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과거에 해온 사업을 일몰시키고 3개 사업부만 남겼다. 컨설팅사업부는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방향을 이끄는 역할을 하니 존속시키고, 제품은 PaaS와 DaaS(데스크톱 서비스)로 단순화했다.

전 대표는 "다음 비즈니스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변화가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날개를 펴고 비상하려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기회 잡아야 IT 희망 있어"=클라우드가 주는 가치에 대한 전 대표의 믿음은 확고하다. 이미 주5일제와 개발자 부족으로 인해 국내 IT 시장은 변곡점을 맞았다. 이런 변화는 SI 프로젝트의 종말을 가져오고 클라우드 기반 SaaS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게 전 대표의 전망이다.

그는 "내년부터 SI 사업은 많이 힘들어질 것 같다.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구하기도 힘들어지다 보니 원가가 수익을 뛰어넘는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인건비가 비교적 저렴했고, 개발자들도 헌신적이었지만 이제 월화수목금금금과 밤샘으로 결과를 만드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준 돈으로 도저히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SI를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

◇"국내 IT 시장, 루이비통과 동네 양장점이 경쟁하는 꼴"=전 대표는 "SaaS는 이미 글로벌에서 검증된 모델이다. 해외에서는 폭발적으로 쓰이는 SaaS가 지금까지는 저렴한 인건비 때문에 확산되지 못 했는데, 싼 값에 맞춤 IT를 쓰던 고객들이 이제 훨씬 품질이 좋고 완성도가 높은 기성품을 사서 쓰는 시대가 됐다"고 밝혔다.

SI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SaaS 개발자로 바뀔 것이라는 게 전 대표의 전망이다. 회사가 SaaS 개발과 운영에 필수적인 PaaS에 집중하는 이유다.

그는 "SaaS에서는 소수의 개발인력만 있으면 나머지는 시스템이 알아서 해 준다. 고객은 전통 설치방식의 70% 가격으로 솔루션을 살 수 있고 공급기업은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고객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더 이상 동네 양장점에 가서 소매가 짧다느니 바느질이 마음에 안 든다니 갑질하지 말고, 백화점에 가서 더 싸고 트렌디한 상품 중에서 골라야 한다. 지금 국내 IT 산업은 루이비통과 동네 양장점이 경쟁하는 꼴이다. 국내 기업이 원가는 훨씬 높으면서 상품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성숙기로"=100년 넘는 역사의 푸르덴셜생명보험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전 대표는 크로센트를 창업하면서 100년 이상 지속하기 위한 비전을 세웠다고 한다.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은 독특한 문화와 비전이 있음을 눈여겨 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10년 단위 계획을 세웠다.

그는 "첫 10년의 키워드는 생존이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컨설팅과 프레임워크로 사업영역을 정했다"고 말했다. 다음 10년의 화두는 성장이었다.

전 대표는 "지금 크로센트는 16~17살 질풍노도의 시기다. 사춘기를 겪어야 어른이 되는 것처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면서 "그러나 한층 성숙해지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올해를 기점으로 큰 전환을 하려 한다. 어디에 내놔도 경쟁력 있는 기술을 무기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하고, 다져진 생존력을 무기로 스무살 즈음에는 해외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년 이전에 IPO(기업공개)를 해서 자본을 확충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된 승부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일차적으로 DaaS로 승부할 예정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CSP(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컨설팅·PaaS에서 DaaS·SaaS로 확장=컨설팅과 PaaS의 강점을 바탕으로 DaaS, SaaS 시장까지 확장한다는 게 전 대표의 전략이다.

클라우드 컨설팅은 회사의 강점이 120% 발휘되는 분야다. 16년간 쌓아온 아키텍처·프레임워크 전문성을 바탕으로 아키텍처 진단 컨설팅, BPR(업무프로세스 재설계), ISP(정보화전략계획) 수립, MSA 애플리케이션 설계·개발 가이드, 클라우드 미래모형과 전환계획 수립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800개 이상 고객에 1000개 이상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은 전문성이 밑바탕이 된다.

PaaS 영역에서는 정부 주도의 개방형 PaaS인 '파스-타' 개발에 초기부터 참여하면서 내공을 다져왔다.

전 대표는 "클라우드를 선언한 직후부터 PaaS에 뛰어들었는데, 처음에는 클라우드에 대한 인식이 낮다 보니 PaaS 자체를 알리는 게 일이었다. 그러나 사업기회가 많지 않아 IaaS(인프라 서비스) 사업도 병행했다"고 말했다.

PaaS를 사줄 고객을 찾아가도 그들이 IaaS조차 없다 보니 IaaS부터 공급하기 시작한 것. 회사는 아토리서치와 손잡고 클라우드앤이란 IaaS를 개발했다. 이후에는 데브옵스 기반 PaaS 개발에 집중했다. PaaS를 쓰는 이유는 결국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스럽게 만드는 것이니, 그 바탕이 되는 MSA와 데브옵스에 방점을 둔 것.

PaaS 솔루션 '파스엑스퍼트(PaaSXpert)'는 SaaS를 설계하고 데브옵스 기반으로 개발·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SaaS 개발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하나의 포털로 제공하는 올인원 솔루션으로, 멀티 클라우드를 지원해 단일 기업에 대한 종속성 문제를 해소해 준다.

크로센트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현대자동차, 한전, 부산시, 부천시, 행정안전부 등의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40명 이상의 PaaS 및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문인력이 핵심 자산이다.

◇"글로벌 기업에 클라우드는 필수"=크로센트의 고객들은 반드시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전 대표는 "현대차가 대표적으로, 이들 기업은 글로벌 경쟁을 위해 자체 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우리는 현대차그룹이 사업군별로 개발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PaaS를 통합하고 표준화했다"고 설명했다.

한전과는 전력 관련 SW를 연구개발하는 플랫폼을 PaaS 방식으로 구축했다.

전 대표는 "PaaS 사업은 궤도에 올랐다. 이 분야는 전문가가 항상 참여해야 하는 비즈니스다. 기업들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운영할 수 있는 데브옵스 환경을 갖추고, 전문가와 협업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공공 수요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코로나 백신 예약접종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IaaS만으로는 시스템 접속자가 몰릴 경우 자원을 순간적으로 늘리고 줄이는 탄력적인 운영에 한계가 있다. 자동으로 자원을 늘렸다 줄이는 오토스케일링과 애플리케이션 경량화가 이뤄지려면 PaaS가 뒷받침돼야 한다.

전 대표는 "IaaS를 통해 서버의 확장성을 확보해도 컨테이너를 쓰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래서 넷플릭스, 구글 등 대부분의 글로벌 서비스는 컨테이너 기반으로 돼 있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국내 기업과 기관들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전략 솔루션은 DaaS=DaaS도 회사가 공을 들이는 전략무기다. DaaS는 과거에 PC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기술에서 최근에는 원격근무에 필요한 보안시스템의 의미가 커졌다. 특히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DaaS 도입이 본격화됐다.

크로센트의 '다스엑스퍼트(DaaSXpert)'는 DaaS SW와 HCI(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 SW, DaaS 전용 하드웨어로 구성된다. 회사는 국정원 보안기능확인서, CC 인증, 조달등록 등 공공시장 진입에 필요한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또 금융권 사업을 수행하면서, 외산 제품에 비해 성능과 안정성이 뒤지지 않는다는 기술검증을 받았다. HCI를 도입해 하드웨어 도입·운영비용을 각각 50% 줄인 것도 강점이다.

"작년과 올해 공공과 민간에서 모두 시범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진 만큼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활성화가 기대된다. 솔루션 개발 후 지난 3년간 많은 레퍼런스를 쌓고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을 마친 만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사례는 KDB생명이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인터넷PC 등에 제한적으로 도입하는 것과 달리 KDB생명은 전 직원이 전체 금융업무에 국산 솔루션을 쓰도록 최초로 도입해 지난 2년간 장애 없이 운영해 왔다.

군수사에는 기밀문서 열람을 위한 특수 DaaS를 공급했다. 가장 큰 고객은 우정사업본부로, 4만5000명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가 행정업무 효율화를 위해 추진한 DaaS SW 시범운영 사업도 수주했다. 정부는 향후 100만명 전체 공무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경쟁사들이 서버 가상화 기반으로 솔루션을 개발하고, 일부 기업은 외산 기술에 종속적인 반면 우리는 오픈스택을 엔진으로 채택한 게 차이점"이라며 "네이버, NHN 등 대부분의 클라우드 사업자가 오픈스택 기반의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어 별도 작업 없이 서비스 연계가 잘 되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설치형과 퍼블릭 클라우드형, 퍼블릭·프라이빗 하이브리드형을 모두 지원한다. 일반 서버보다 훨씬 작고 저렴하면서 1대로 200명의 사용자를 지원하는 어플라이언스도 개발했다. 회사의 1차 타깃 시장은 금융과 공공이다.

전 대표는 "많은 금융기관들이 DaaS 확대를 추진하면서 성능이 검증되고 가성비가 좋은 국산 제품을 선호한다. 우리의 가성비는 원천기술에서 나온다. 성능·안정성 평가에도 외산에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 IT기업의 SaaS 전환 지원"=또 하나의 야심적인 솔루션은 기존 패키지SW를 간단하게 SaaS로 만들어주는 '사스엑스퍼트(SaaSXpert)'다. 작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현재 막바지 단계로, 내년에는 사업화할 계획이다.

핵심은 SW 유통기술이다. 과거에는 SW 고객이 10곳이면 10곳에 각각 가서 설치해 주고 문제가 생기면 찾아가 고쳐줘야 하다 보니 유통비용이 많이 들고 고객별로 쓰는 SW 버전도 제각각이었다. 이와 달리 SaaS는 고객이 사는 순간 테넌트(tenant)가 생기고 솔루션이 자동 설치된다. 또 버전이 달라지면 업그레이드도 자동으로 이뤄진다. 사스엑스퍼트는 고객별 테넌트를 생성하고 회원관리와 과금까지 하도록 해 준다.

전 대표는 "목표는 고객이 패키지SW를 사스엑스퍼트에 올리기만 하면 SaaS로 바뀌도록 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유형에 따라 일부 코드 변경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개발에 비해 훨썬 적은 노력으로 스스로 SaaS 플랫폼을 만들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과 공조하고, SaaS 플랫폼 형태와 매니지드 서비스 두가지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그중 SaaS 플랫폼은 베타버전까지 개발한 상황이다. 수원시는 사스엑스퍼트 베타버전을 이용해 예산회계 ERP(전사적자원관리) SW를 SaaS화했다.

전 대표는 "SaaS는 IT산업의 구조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과거에는 지구 반대편 기업에 서버를 설치하려면 비행기나 배로 가야 했지만 지금은 개발자가 버튼 하나 누르면 기존에 운영 중이던 시스템까지 똑같은 버전으로 바뀐다. 누구나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앱스토어에 올리면 구글과 애플이 알아서 배포해 주듯이, 똑같은 일이 기업용 IT시스템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거대한 변화에 성공적으로 올라탈 수 있도록 '혁신 전파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타임즈 안경애기자 2021.12.30. 19:40>